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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or 에세이2

「오랜만에 어린 왕자를 읽고」, 장효정 *윤하: 친구 이름 오랜만에 윤하랑 홍대 근처에서 보기로 했다. 윤하랑 ‘홍대 에서 뭘 할까’ 고민하다가 윤하가 전시회를 좋아한다고 해서 어린 왕자 전시회를 보자고 했다. 근데 윤하가 알고 보니 어린 왕자의 광팬이라고 해서 바로 우리 코스에 넣게 되었다. 사실 어린 왕자를 읽은지 너무 오래돼서 윤하 만나기 전에 한 번은 읽고 가야지 생각했는데,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홍대에 가는 지하철 안에서 핸드폰 앱으로 읽게 됐다. 신기한 건 내가 어린 왕자에 대해 기억하고 있는 것이 거의 없었다는 거다. '어린 왕자’ 하면 굉장히 유명한 일러스트로 만 머릿속에 남아있었지, 어린 왕자가 어떤 고민을 했는지, 어떤 여정을 겪었는지는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와닿았다. 어려서 읽은 후로 거의 기억해내지 못했던 인물은 가로등지.. 2023. 2. 20.
「어느 가을 학기의 일기」, 형준 어느 가을 학기의 일기 형준 시험공부를 할 땐 하루에 커피를 두 잔씩 마셨다. 아침에 한 잔, 저녁에 한 잔 그렇게 두 잔을 마셨다. 시험이 끝나자마자 감기에 걸려서 이틀을 앓았다. 커피를 마시거나 감기에 걸려 누워 잠을 청하면, 날 거절한 친구나 죽은 강아지가 나오는 꿈을 꾸었다. 그 아이가 날 비웃고 죽은 강아지가 날 가만히 바라보거나, 강아지를 끌어안고 우는 꿈을 꾸었다. 이번 학기엔 선형대수 수업이 가장 재밌다. 매시간 내게 분필의 색을 물어보실 정도로 눈이 불편하신 교수님, 그러나 그 대신 행렬의 성분 하나하나까지 외울 정도로 책 전체를 통째로 암기해버린 교수님의 수업이다. 그 수업을 들으면서, 마음이 아픈 사람도 나아갈 수 있는 자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건방진 생각도 잠시 해보았다. 차일 걸 .. 2020. 4. 9.